나의 홈페이지 이야기


글/그림 : 송 기 성 (C.G 작가)
(이 글은 95년 12월 월간 'Hello-PC' 에 게재되었던 것을 정리한 것 입니다.)

INTERNET 과의 만남

한 2년 전 쯤에 필자는 이 책에 3D Studio 에 관한 글을 연재한 적이 있었다. 그 때도 필자는 하이텔,천리안 등을 통하여 통신활동을 할 때였고 막연히 인터넷이라는 것은 나에겐 그리 필요치 않은 왠지 부담스러운 통신망 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것이 오늘날 일반인에게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키면서 인터넷 열풍을 일으키리라곤 예상하지 못했으며 더구나 나 자신도 지금 이렇게 '나의 홈페이지 구축'에 대한 글을 쓰리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이 인터넷 열풍을 일으킨 주범은 바로 World Wide Web (WWW) 일 것이다. 텍스트 위주의 통신 인터페이스에 익숙해 있던 나로서는 WWW 의 등장, 아니 WWW 의 발전모습이 하나의 충격이었다. 아마도 그 충격은 전혀 모르던 새로운 것을 보았을때의 놀라움이 아니라 그동안 바래왔었던 미래의 한 부분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에 대한 반가움이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한동안 인터넷 계정 없이 천리안의 종량제 서비스를 이용하여 여러 웹 사이트들을 돌아다녀 보기 시작했는데 여러가지의 정보들을 나름대로 개성있게 정리해 놓은 각 사이트들의 홈페이지디자인 들은 나에겐 자연스러운 관심대상이 되었고 얼마 후 '이곳에 내 갤러리를 구축해볼 순 없을까 ?'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이때 웹의 구현원리나 개념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던 때라 이런 생각은 실현 가능성이 없을것 처럼 보였고, 된다고 하더라도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 같았다. 하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있는법, 나는 곧 통신망에 있는 동호회와 관련 게시판을 뒤지기 시작했고 여러 자료들을 검토해 본 결과 이것이 별로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대신 홈페이지를 구축하기 위한 몇가지 조건이 있었다. 인터넷에 항상 연결되어 있는 호스트 시스템에 개인계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 웹의 문서형식인 HTML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기본적인 조건이었고 실제로 홈페이지를 만들려면 자기가 만들려고 하는 홈페이지의 주제가 있어야 하고 제공할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이 나는 개인 홈페이지 구축이 큰 비용 없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개인 C.G 작품 갤러리' 라는 주제가 있었으며 91년부터 최근까지의 C.G 작품 130여점을 고스란히 파일로 보관하고 있었으니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작업에 들어가다.

일단 나우누리의 아이네트에 'geko' 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계정을 하나 만들었다. 계정을 만들었다는 것은 호스트시스템의 디스크에 'geko' 란 이름의 디렉토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이고 이렇게 함으로써 나의 주소지(URL)는 "http://sol.nuri.net/~geko" 가 되었다. 웹 서비스의 기본적인 구현이 주소지에 있는 html 파일의 전송과 이를 받은 원격지 시스템에서의 재구성으로 이루어 진다는 걸 생각해보면 계정의 필요성을 알수 있었다. 이제 이 디렉토리 안에 서브 디렉토리를 만들고 완성된 html 파일들을 각각의 디렉토리에 옮겨 놓으면 되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 해서 내가 'sol.nuri.net' 란 이름의 빌딩에 'geko' 라는 명의로 화랑을 하나 임대했으니 이 공간의 인테리어를 마친후 작품을 다 설치하고 나서 간판을 달고 문을 열어 놓으면 된다는 이야기다. 이제 html을 이용하여 웹문서들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지식이 없었으니 공부를 해야 했다. 통신망에서 관련자료를 찾아보기엔 좀 부족한듯 하여 서점에서 html 프로그래밍에 관한 책을한권 사서 보았다. 연습하면서 만든 웹 문서를 테스트 하기 위해서 몇가지의 문서 편집프로그램들 중 "hotdog" 란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웹 문서편집기로 네트스케이프와 같은 검색기와 같이 쓰면 지금 만든 웹페이지를 인터넷에 접속된 상태같이 바로바로 시뮬레이션 해볼수 있어서 테스트를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책을 보며 여러가지의 테스트를 거친 후 본격적인 기획에 들어갔다. 수많은 작품들을 분류하여 문서화 하려면 여러개의 디렉토리와 많은 파일들이 생기므로 이것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면 전체적인 디렉토리구조와 이름 ,각각의 파일명이 결정되어야 했다. 홈페이지에서 제공할 그림들 60여점을 선정하고 며칠간의 테스트 후 전체 디렉토리(Tree)가 만들어졌다. 계산을 해보니 약 70개의 문서파일과 80개의 그림파일들이 필요했다. 일단 초기화면 (index.htm)부터 디자인 하기로 하였다. 백 그라운드 컬러를 먼저 정해야 했는데 RGB 컬러에 익숙해진 나는 16진수로 계산되는 html 의 컬러표시 방법이 쉽게 와닿지 않아 'Photoshop' 에서 만든 컬러의 RGB 값을 16진수로 바꾸어서 표시하는 방법을 택했다. 예를 들면 RGB 255,255,0 는 Yellow 인데 이것을 html 형식으로 전환하면 BGCOLOR = "#FFFF00"가 된다. 그 다음은 제목의 위치와 크기, 폰트 그리고 그림의 선정,크기,배치 등을 결정하였다. 전체적인 페이지에는 한가지의 아이콘을 공통적으로 사용하게끔 하였고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하여 메뉴의 성격에따라 아이콘 컬러를 금색과 은색으로로 나누어 주었다. 서브메뉴의 각 페이지에도 아이콘 이외에 간단한 이미지들을 고정 배치하여 화면을 허전하지 않게 해 주기로 하였다. 작품들의 파일 포맷은 500 x 375 해상도의 JPG 로 결정하였고 홈페이지로 온 방문객들의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서 접속 카운트를 할수 있는 스크립트를 문서 내에 삽입하였다.

시행착오들

이 접속 카운터는 내 시스템에서 테스트 해볼 수가 없어서 문서를 완성한 후에 index.html 파일을 호스트의 내 디렉토리로 복사하여 인터넷으로 접속한 다음 네트스케이프를 실행한 후에 나의 홈페이지 주소를 치고나서 엔터를 쳤는데... 이게 왠일인가 ? 에러였다. 홈페이지로 들어가질 못하는 것이었다. 몇번을 반복해도 결과는 같았다. 내 시스템에서 여러번의 테스트를 했기에 접속카운터 에러가 있지나 않을까 걱정했었지 홈페이지를 구경도 못할줄은 몰랐기 때문에 난감해졌다. 원인을 알기 위해서 통신망의 게시판을 뒤지던 끝에 답을 찾게 되었다. 내 디렉토리를 열어주지 않았던 것이다. 즉 디렉토리의 속성을 바꾸어주어야 했는데 이걸 해주지 않아서 접근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나우누리 호스트의 아이네트로 직접 접속하여 'cd ..' 란 명령어로 상위 디렉토리로 이동한 후 'chmod 755 geko' 란 명령어로 내 디렉토리를 오픈시켜 주었고 같은 방법으로 서브디렉토리도 읽을수 있게 해 준 다음 다시 인터넷으로 들어가서 네트스케이프에서 내 홈페이지주소를 입력한 후 엔터를 치자....기다렸다는 듯이 홈 페이지에 타이틀이 나타나고 접속 카운터의 숫자가 "000001" 로 표시되는걸 본 순간 나는 "와아~" 하고 탄성을 지르지 않을수 없었다. 그동안 인터넷에서 정보소비자 였던 내가 정보제공자의 대열에 한발짝 다가서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질 않는 것이 한 글자의 오타가 오류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고 새 문서를 테스트 할 때마다 여지없이 오류가 발견되었다. 비슷한 문서 여러개를 반복적으로 만들다보니 헷갈리는 일도 많아서 스펠링이 틀린 단어도 부지기수였다. 하나 만들고 내 시스템에서 테스트 해보고 다시 아이네트의 내 디렉토리로 복사하고 또 테스트.... 이런 일을 열흘간 계속하다보니 어느덧 작업이 끝나가고 있었다.

베타 테스트 후 드디어 완성

드디어 문서파일들이 완성되었다. 전체적인 테스트는 내 시스템에서 하고 나서 나머지 파일들을 아이네트로 옮기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문서파일을 옮기는 일은 별로 문제가 없었지만 80여개의 그림 파일들을 모두 아이네트의 내 디렉토리로 옮기는 작업은 만만치 않아서 전송하는데만 며칠이 걸렸다. 전송중 에러가 많았던 것이 나에겐 가장 짜증나는 일이었다. 어쨌거나 전송 후 인터넷으로 접속된 상태에서의 베타 테스트에서도 몇가지 오류가 발견되어 마지막 수정작업이 이루어졌고 이 베타 테스트가 끝날 무렵에는 내 홈페이지의 접속 카운터가 '100' 을 넘어서고 있었다. ( 나혼자 100번을 들락거렸단 이야기다. ) 마지막 스펠링 체크 후 드디어 홈페이지 만들기로 마음 먹은지 약 한달만에 공식적으로 홈페이지 구축을 다른 사람들에게 광고 할 수 있었다. 이때의 성취감 이란 ! .....

홈페이지 알리기

이제 완성된 홈페이지에 대한 홍보가 남아 있었다. 홍보 없이는 어렵게 만든 홈페이지의 존재를 누구도 알수 없었기에 전 세계의 네티즌들이 내 홈페이지로 쉽게 찾아 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선 내 홈페이지와 관련된 분야의 사이트에 내 홈페이지를 링크시켜 놓는 방법이 필요했다. 몇군데의 관련 사이트에 가서 웹운영자에게 내 홈페이지를 링크시키는 메뉴를 등록해달라는 간단한 신청서를 보냈다. 이중엔 'yahoo' 도 있었다. yahoo 의 경우엔 "ADD URL" 이란 버튼이 있어서 이것을 누르면 신청서 양식이 나오고 이곳에서 홈페이지 주소,제목,내용 등에 관한 사항을 적어서 신청하였다. 며칠 후 'yahoo' 의 웹운영자에게 E-mail 이 왔고 그 내용은 "등록을 축하합니다!" 였다. 메일을 받자마자 'yahoo' 로 가보았더니 art / computer generated / artists 목록 안에 내가 신청한 제목과 설명이 등록이 되어 있었고 바로 옆에 붙어 있는 "new*" 라는 아이콘이 그렇게 예뻐 보일수가 없었다. 메뉴를 눌러보니 어김없이 내 홈페이지로 이동하였고 접속 카운터가 순식간에 '220' 으로 불어나 있었다. 몇시간 사이에 100여명이 방문했다는 이야기다. 'yahoo' 에 들러보는 네티즌들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날부터 하루에 접속카운터가 100씩 올라가기 시작해서 보름이 지나자 1500명의 방문객을 넘어서게 되었고 외국의 네티즌들에게 심심치 않게 E-mail 을 받을수 있었다. 대부분 간단한 감상문과 홈페이지 개설을 축하하는 내용이었지만 이중엔 컴퓨터그래픽을 공부하는 유학생의 반가운 메일도 있었고 비록 얼굴도 모르는 외국인이지만 우연히 내 홈페이지 와서 좋은 느낌을 받아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한 디자이너의 감사메일을 받고서는 '홈페이지 만들길 참 잘했다' 는 생각이 들지 않을수 없었다. 정보 제공자로서의 보람이라고나 할까. 한가지 아쉬운 건 변변치 않은 영어실력 때문에 그 고마운 메일에도 제대로 된 답장하나 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홈페이지구축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았는데 이미 훌륭한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나의 이런 경험들이 시덥잖게 보일수도 있지만 막연히 홈페이지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끝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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